부활 제 5주 - 다해

제 1 독서 – 사도 14:21-27

     지난 주에는, 제 1차 선교여행 중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에서 성 바오로가 겪은 일을 이야기 하였다. 이 방문은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쫓겨남으로써 언짢게 끝나고 말았는데 “두 사도들은 발의 먼지를 털어 버리고 나서 이코니온으로 갔다. 제자들은 기쁨과 성령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도 13:51-52)는 표현대로 이다. 오늘은 피시디아의 안티오키아를 통해 여행의 출발지였던 시리아의 안티오키아로 돌아가는 장면과 함께 이 첫번째 선교 여행의 결론을 들려주고 있다.

21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그 도시에서 복음을 전하고 수많은 사람을 제자로 삼은 다음, 리스트라와 이코니온으로 갔다가 이어서 안티오키아로 돌아갔다.

이 도시들은 두 사도들이 쫓겨 났던 곳이다. 나자렛에서 쫓겨 나셨던 예수님처럼 (루카 4:29-30) 이들도 설교를 하기 위해 다시 돌아간다.

22 그들은 제자들의 마음에 힘을 북돋아 주고 계속 믿음에 층실하라고 격려하면서,

비록 괴롭힘을 당했으나, 이 사도들은 믿음의 제자들에게 그리스도 신앙을 흔들림없이 지키도록 권하고 있다. 박해는 곧 사도에게 주어지는 상임을 기억하라.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23 그리고 교회마다 제자들을 위하여 원로들을 임명하고, 단식하며 기도한 뒤에, 그들이 믿게 된 주님께 그들을 의탁하였다.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구조와 조직이 지역 나름대로 구성되어 있음을 본다. 그 구조는 예루살렘 교회와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사도 11:30; 15:2, 5, 22; 21:18). 주목할 만한 것은 원로들이 회중에 의해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선교 여행중에 있는 사도들 (주교들)에 의해 임명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새롭게 임명된 원로들은 나름의 역할과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사도들의 위계적이며 사제적인 사목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24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피시디아를 가로질러 팜필리아에 다다라, 25 페르게에서 말씀을 전하고 이탈리아로 내려갔다. 26 거기에서 배를 타고 안티오키아로 갔다. 바로 그곳에서 그들은 선교 활동을 위하여 하느님의 은총에 맡겨졌었는데, 이제 그들이 그 일을 완수한 것이다.

성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자신들이 방문했던 도시들을 반대순서로 다시 방문해가면서 시리아의 안티오키아로 돌아간다. 서기 45년경에 시작되었던 이들의 여행은 4년간 지속되었다.

27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교회 신자들을 불러, 하느님께서 자기들과 함께 해 주신 모든 일과 또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것을 보고하였다.

성 바오로는 “믿음의 문”이라는 이 표현을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16:9과 둘째 서간 2:12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선교사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이방인들에게 구원에 다가갈 수 있도록 허락함을 강조하고 있다.

제 2 독서 – 묵시 21: 1-5

     지난 3주간동안, 우리는 제2독서로 요한에게 특별히 허락된 천국의 전례에 대한 환시의 내용을 들었다. 여기에서 요한은 새롭고 영원한 대사제이자 희생양이신 그 아드님에 의해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바쳐지는 영원한 희생을 목격한다. 이제 우리는 묵시록의 마지막 부분으로, 요한이 적고 있는 천상의 예루살렘에 대해 듣게 된다. 예수님의 의무는 지상의 예루살렘으로 가서 당신을 희생제물로 바치시는 것이었다. 이로써 그분과 영원히 머무르기 위해서우리가 따라야 할 천상의 예루살렘으로 이르는 경로가 제시된다.

21:1 나는 (요한은) 또

성 요한은 일련의 환시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이자 가장 긴 부분을 “나는 또 보았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7번째 환시였으나 “나는 또 보았습니다”라는 구절로는 8번째가 된다. 여덟이라는 숫자는 히브리인들의 수비학에서 부활 혹은 새로 태어남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유다인 남자들은 8일째 되는 날 할례를 받았고, 예수님은 8일째 부활하셨다).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새로운,” kainos는 질적으로 월등한 새로움을 의미한다. 시간적인 새로움을 나타내기 위해서라면 neos란 어휘가 사용되었을 것이다. 창조는 속량된 인간의 속성에 맞갖도록 새로 갱신되어야 한다 (이사 65:17-25 참조). 이 세상을 천국화하는 아담의 작업은 예수님에 의해 완성되었다.

첫 번째 하늘과 첫 번째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더 이상 없었습니다.

“바다”는 성전에 있는 성스러운 장소 밖을 싸고 있는 그릇과 같은 것으로, 레위 사제들이 희생제물을 드리기 전에 세정식을 하던 곳이다. 성 베드로는 이를 “새로운 천국과 새로운 세상”을 위한 방법으로 (2 베드 3:13) “현세의 천국과 세상”의 파괴라고 (2 베드 3:7) 기술하고 있다. 이 구절에서 사용된 “이 세상의 종말”이라는 용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성 요한이 이야기 하는 것이 유다인들이 알고 있는 “세상”, 즉 구약 세계의 질서가 와해됨을 의미하는 것이라기 보다, 물리적인 천국과 현세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으로 잘못 가정해 왔다. 신약의 성전은 예수님께서 대사제로서 다스리시는 곳으로 모세가 주관하던 구약의 성전보다 영원히 우위를 갖게 된다.

2 그리고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하늘에서 내려오므로 신성한 근원을 가진 셈이다 (야고 1:17). 하느님은 그 도성의 설계자요 건축가이시다 (히브11:10). 그것이 거룩한 것은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되었기 때문이다.

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

믿는 이들과 주님이 일치되는 것을 상징한다. 성 요한께서는 이 도성을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하느님의 도성, 천상의 예루살렘이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실재임을 증거하고 있다. 매주 성찬의 혼인잔치의 “신부” (묵시 19:7-9)는 그리스도 왕국 안에 “사랑받는 도성” (묵시 20:9)이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예루살렘에 있으며, 성서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시온 산이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성이며 천상 예루살렘으로, 무수한 천사들의 축제 집회와 하늘에 등록된 맏아들들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히브 12:22-23).

3 그때에 나는 어좌에서 울려오는 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 목소리는 오래된 약속들을 갱신한다 (레위 26:11-12; 에제 37:27).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에 있다. 하느님께서 사람들과 함께 거처하시고 그들은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이다. 하느님 친히 그들의 하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계시고

태초부터 이루어진 계획은 하느님께서 아버지가 되시고 그분의 창조물들은 계약의 자녀가 되는 것이었다 (창세 17:8; 탈출 29:45). 구약과 신약에 걸쳐 반복되는 주제는 “내가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라는 것이다.

4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다.

이사 25:8; 묵시 7:17 참조.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이사 25:8; 묵시 20:13 참조.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창조물들을 죄의 노예가 되게 하였던 그 모든 혐오스런 특성과 함께 옛 계약은 사라져 버린다.

5 그리고 어좌에 앉아 계신 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

이는 요한 묵시록에서 하느님 당신께서 직접 말씀하시는 단 하나의 구절이다. 하느님께서는 오늘 독서에 나온 모든 일들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선언하신다. 이는 이사 43:18-21에 나온 예언의 완성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 (2 코린 5:17). 메시아의 시간, 종말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복음 – 요한 13:31-33a, 34-35

     누구나 십계명에 익숙하다. 우리는 십계명을 화해/통회/고백 성사를 받기 전에 양심성찰의 일부로 활용한다. 예수님의 모든 가르침은 유다인의 경전 (구약성서) 에 기반을 둔 것이었으나 한가지 예외가 있었다 --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계명을 한가지 주셨다. 이 계명조차 비록 그 뿌리가 613 레위식 계명에는 포함되지 않았을 지라도 구약성서에 근간을 두고 있다 (마르 12:29). 이 독서의 시간적 배경은 마지막 만찬으로, 예수님께서 제자의 배신을 예언하신 직후이자 게세마니 (“착유기”라는 뜻. 올리브산에 위치하여 있으므로 적절한 표현)로 떠나시기 전이다.

31 유다가 나간 뒤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셨다.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는 것은 곧 그 아버지도 영광스럽게 되는 것이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이 영광스럽게 됨은 즉시 일어날 것이다. 유다가 나감으로써 그 일이 시작되었다.

32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셨으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는 것은 그 아들이 자신의 사명을 완수함으로써 하느님을 이미 영광스럽게 하였다는 사실에 달려있다 (요한17:1-5 참조).

33a 얘들아,

사실 “얘들아”라는 이 말은 이 복음서에서 여기 단 한차례 언급된다. 떠나는 가장이 그 자녀들을 대하는 어조를 띄고있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것도 잠시뿐이다. 34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이 계명은 새로운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유다인들의 전통에 따른 사랑의 계명이 아니라 (레위 19:18), 스스로를 내어 주는 예수님의 사랑 (아가페, agape)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35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계명에 따라 사는 것은, 이교인들 가운데에서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표징이 될 것이다 (루카 17:23b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