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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22주일, 다해
제 1 독서 집회(Sirach) 3:17-18, 21, 29-30
옛 가톨릭 성경들 가운데에서 이 책은 집회서(Ecclesiasticus)라고 불려졌으며, “교회의 책”을 의미한다. 이 책이 시편 다음으로 전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은 초대 교회의 카테큐메나테 (역자 주: 초대 교회의 세례교육, catechumenate)에서 일종의 공식적인 교리문답의 자료로 사용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시라 가문 엘아자르 (Eleazar)의 아들인 예수로, 예루살렘 출신이며 그의 직업은 일종의 지혜의 교사였다. 어린 절부터 그는 자기 민족의 성스러운 책들을 열심히 익혔다. 예수는 당대의 유대인 가운데서도 보수적인 그룹에 속했으며 모세의 율법과 이스라엘 선지자들의 가르침에 온 마음으로 매달렸지만, 그리스의 사고방식과 생활에도 익숙했다. 이는 그가 팔레스타인 뿐 아니라 그 지역을 넘어 많은 곳을 여행하였기에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는 고향과 해외에서 받은 자신의 교육을 집회서 39:1-3에서 기술하고 있다.
예수 벤 시라 (Jesus Ben Sirach)가 집회서를 저술한 시기는 기원전 2세기의 첫 십 수 년, 아마도 기원전 187년에서 171년경 사이인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유대 민족과 유대 종교는 멸망의 위협에 놓여 있었다. 시리아와 이집트를 지배하던 그리스 문화와 이스라엘인들의 오래된 종교 사이에서 생사의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스 예절과 풍습, 그리스 철학과 종교는, 선택된 백성들에게 드러난 하느님의 진정한 종교와는 너무나 상반되어 이 성스런 도시를 뿌리째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시기는 야훼를 진실로 따르는 이들에게 결정적인 시기였다. 모든 유대인들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즉 모세와 예언자들의 영성(spirit)과 그리스 문명의 우상숭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야 했다. 예수 벤 시라는 이미 오래 전에 (이에 대한) 선택을 하였다. 자기 동족 앞에서 이 선택을 정당화하고 이들에게 주어진 영광스런 유산에 대한 완전한 지식과 사랑을 심어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었다. 오늘 독서는 우리에게 겸손에 대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17 얘야, 네 일을 온유하게 처리하여라. 그러면 선물하는 사람보다 네가 더 사랑을 받으리라.
하느님 앞에 피조물과 죄인으로서의 자신의 한계와 자신의 진정한 위치를 의식하라.
18 네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으리라.
높고 강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낮고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보다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
21(20) 너에게 너무 어려운 것을 찾지 말고 네 힘에 부치는 것을 파고들지 마라. 29(28) 현명한 마음은 격언을 되새긴다. 주의 깊은 귀는 지혜로운 이가 바라는 것이다. (괄호 안은 영어 성경의 절)
저자는 자신을 여기에 포함하고 있다. 믿음이 강한 제자는 그 주인에게 기쁨이 된다.
30(29) 물은 타오르는 불을 끄고 자선은 죄를 없앤다.
제 2 독서 히브 12:18-19, 22-24
오늘 우리는 히브리 서간에 대한 공부를 끝맺게 된다. 우리가 어떻게 믿음으로 우리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하느님께서 어떻게 당신 자녀들을 대하시는지 알게 된 우리는, 오늘 독서에서 옛 계약이 세워졌던 때 이스라엘 민족이 형성되던 모습과 새 계약으로 들어선 새 이스라엘의 형성이 어떻게 대조되는지 듣게 된다.
18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만져 볼 수 있고 불이 타오르고 짙은 어둠과 폭풍이 일며 19 또 나팔이 울리고 말소리가 들리는 곳이 아닙니다. 그 말소리를 들은 이들은 더 이상 자기들에게 말씀이 내리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이 장면은 이 지상에서 일어난 두렵고 경이로운 상황으로 탈출기 19:12-14, 16-19; 20:18-21와 신명기 4:11에 나오는 모세의 말에서 비롯된 것이다.
22 그러나 여러분이 나아간 곳은 시온 산이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성이며 천상 예루살렘으로,
갈라 4:26 및 묵시 21:2를 참조. 새로운 계약의 백성들의 모임은 이 세상이 아니라 천상의 지성소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저자는 이 궁극의 보상을 향한 여정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예수님의 희생의 혜택을 받았으므로, 그것들은 이미 도래한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주에 배운 대로, 이들이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 왔으며 이런 삶을 계속할 것임을 가정하고 있다.
무수한 천사들의 축제 집회와 23 하늘에 등록된 맏아들들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말 그대로 천사들을 가리키거나 아마도 그리스도를 믿는 신실한 사람들 전체의 모임을 의미할 것이다.
또 모든 사람의 심판자 하느님께서 계시고, 완전하게 된 의인들의 영이 있고,
구약의 성인들 (히브 11:40 참조).
24 새 계약의 중개자 예수님께서 계시며, 그분께서 뿌리신 피, 곧 아벨의 피보다 더 훌륭한 것을 말하는 그분의 피가 있는 곳입니다.
이는 카인에 의해 살해된 아벨과 살해 직후에 하느님께서 카인과 나누셨던 대화를 상기시킨다 (창세 4:10 참조).
복음 루카 14:1, 7-14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잔치에 참석한 자들의 경우를 비유로 들어 — 식사예절이 아닌 — 천상에서의 예절에 대한 가르침을 주신다. 천상잔치에 참여하는 것은 하느님의 초대에 달려있다. 하느님께서는 자신의 비천함과 구원의 필요성을 깨닫는 사람들을 초대하신다.
14:1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가시어 음식을 잡수실 때 일이다. 그들이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7 예수님께서는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시며 그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셨다. 8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너보다 귀한 이가 초대를 받았을 경우, 9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이분에게 자리를 내 드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너는 부끄러워하며 끝자리로 물러앉게 될 것이다. 10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이가 너에게 와서, ‘여보게, 더 앞자리로 올라앉게.’ 할 것이다. 그때에 너는 함께 앉아 있는 모든 사람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11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하느님께서는 자신을 스스로 높이는 사람에게 속지 않으실 것이다.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12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초대한 이에게도 말씀하셨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13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
예수님과 루카가 살던 시대에 유대 및 그리스-로마 사회는 불행한 사람들을 박대하였다.
14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그리스-로마식 윤리는 일종의 상호주의 (reciprocity)였다. 즉 친구끼리 서로 돕는 것은 앞으로 운이 없어 상황이 안 좋아질 때 자신의 도움을 받은 친구가 도움을 되갚는 식의 것이었다. 루카의 공동체에서는 서로 나라가 다르고 다른 인생의 길을 걸어왔던 사람들이 친구가 되었는데 이들이 서로 사물들을 공유하였기 때문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을 것이다.”
천대받는 자들에게 생명의 양식을 나누어온 사람들이야 말로 부활할 때에 보상을 받을 의로운 자들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