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

“남에게 해야 할 의무를 다하십시오. 그러나 아무리 해도 다할 수 없는 의무가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의 의무입니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율법을 완성했습니다.”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라는 계명이 있고 또 그밖에도 다른 계명이 많이 

있지만 그 모든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이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한다는 것은 율법을 

완성하는 일입니다.”(로마 13, 8-10) 내가 아는 아주 예쁘고 멋있고 아름다운 사람이 있습니다. 

외모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마음이 더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몸도 마음도 하느님 같이 아름다웠습니다. 언제나 넉넉해 보여서 어떤 사람에게든 잘 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자기를 해치게 되는 경우가 되든지 이익을 주게 되는 경우가 되든지 그 사람이 

사랑을 달라는 대로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오리를 같이 가자면 십리를, 겉옷을 달라고 하면 속옷을, 오른 뺨을 치면 왼뺨을 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쌀 독에 식구들 먹을 끼니가 떨어져도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면 먼저 다 

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사기꾼이던 정신병자던 그가 달라는 대로 다 내주는 간도 쓸개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이럴 수가 있을까? 이건 악이지 않은가? 도대체가 이런 사람은 야단을 

쳐서 바로잡아 주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의아하게 생각한 적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아무리 ‘조심하시오!’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아니하고 그냥 정으로 가득차서 기어이 사랑을 나누지 

않고는 못 견디는 그런 분입니다. 자신이 망신스러워 지는데도 상대가 사랑을 요구하면 무엇이든 

자신의 명예와 상관없이 다 들어주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알 수 없는 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정말 정상일까? 비정상일까?"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언제나 그의 말은 지극히 정상이었고 

정의도 불의도 구분할 줄 알고 모르는 것이 없는 분이었습니다. 

단지 달라는 것에 대해서는, 고통받는 이들에게 내어주는 것에 대해서는 정의냐 불의냐를 따지지 

않고 그냥 끝없는 사랑을 나누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손해가 가고 또 가고 끝없이 가도 

그냥 사랑을 할 뿐이었습니다. 벌써 용서를 해줘도 얼마나 용서를 해 주었는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의 경우 그 악습을 고치겠다 해놓고 10년의 생활을 그대로 지키지 못해도 그래도 그가 

잘 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한 할 수 없는 일 아녜요? 하면서 넘기는 그의 모습은 참으로 어둠이 

아무리 장난을 치려해도 결국은 질려서 도망을 가 버릴 수밖에 없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어떤 직책을 인정하는 일 또한 많이 그는 손해를 보면서도 그 사람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 한 뻔히 

속고 있는데도 그가 사실로 주장하는 한 사실로 끝까지 믿고 큰 일이 벌어지는 데에도 조사하려 

할 생각을 먹지 않고 끝까지 말로써라도 믿어주는, 옆에서 보기에는 너무 답답한 그런 모습은 너무 

이해하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어째 그렇게 미련 곰퉁이(?)처럼 믿을 수가 있을까? 그는 백치가 아닐까? 하고 진짜 정신건강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의 그렇게 어리석어 보일 수 없는 정도로 사람들을 믿고 사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결국에 가서는 동네방네 끌려 다니며 이용만 실컷 당하고 칭찬받을 일도 되려 모욕

당하고 망신당하는 그 모습이야말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세상물정을 저렇게도 모르니 쯧쯧 

동정까지 받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동정 받을 정도로 좋은 일해 놓고 손해를 보는 데에도 얼굴색 변치 않고 언제나 자연

스러우며 밝은 미소를 띠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도저히 미소가 나올 수 없는데 

어떻게 저런 미소가 나올 수가 있을까?" "약하다고 불쌍하다고 도와주어야 된다고 어렵다고 인정

되어지는 사람들에게는 사랑의 끝까지 무한대까지 가야만 된다고 주장하는 그의 모습 속에서 

나는 하느님의 한도 끝도 없는 십자가 사랑 전부를 보는 것 같다. 

그래 맞다! 십자가 사랑이 무슨 조건이 있는 게 아니잖느냐! 신이고 의인이신 분이 자신의 죄도 

아닌 남의 죄로 어떻게 저렇게 십자가에 엄청난 국사범으로 저토록 처참히 죽어 계시는가!" 이해가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영세 받은 사람들은 당연히 그분과 같이 살아야 되는데 과연 이 세상에 그분의 

모습을 닮기로 작정하고 뛰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분께 도와달라고 뻔질나게 기도하는 

것들은 주로 그분을 모욕하는 내용들이다. 

그분은 하늘의 것을 구하라고, 영적인 생명만이 평화를 주고 영생을 주노라고, 그러니 목숨을 

나를 위하여 버리라고 그토록 강조를 하고 목숨을 우리 모두가 바치게 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는데 허구한날 사람들은 목숨을 부지케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입장이 되면 그분을 원망하고 뒤돌아 서기 일쑤인 것이다.

2천년 전 예수가 왜 십자가에 매달렸는가? 누구 때문인가?를 생각해 보면 상상이 안가는 인내심

으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이시다. 사랑의 백치가 아니라면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그분은 우리

에게 끊임없이 모욕과 누명 씌움을, 생매장을 당하면서도 우리를 사랑하시고 계시는 것이다. 

화가 나면 무화과나무도 단숨에 저주 내릴 수 있는 그분이신데! 성전 환전상들을 채찍을 만들어 

내치시고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에게 과격발언도 서슴치 않으시는 분이신데! …알 수 없을 정도로 

신앙의 신비로 밖에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랑을 살고 계시는 그분이시다. 맞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사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그렇게 사는 것이 신앙인으로서의 정상적인 삶의 모습인데 하도 

그렇게 살겠다고 약속해 놓고 지키는 이가 없으니 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되버린 

세상이다. 

그분의 기준에서는 가짜 그리스챤들로 세상이 온통 가득 찬 것이다. 그분을 세상의 사기꾼들이 

처음에는 잘도 속여먹고 장난을 친다. 그러나 진심으로 끝까지 사랑하며 살아가는 그분의 모습에 

스스로 놀라고 질리며 양심이 찔려서 두 손을 들고 항복을 하며 스스로 어두운 행동을 포기하던지 

몰래 도망을 쳐버린다.

그는 언제나 환한 미소로 모든 사람을 대한다. 그 미소는 그 누구도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는 

미소이다. 나는 그분의 그 미소를 내 가슴에 항상 간직하고 산다. 하느님의 미소도 아마 그분의 

미소 같을 꺼야…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분을 만나게 해주셔서! 그분의 미소 속에 영원한 당신의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읽게 하는 그 미소 속에 나 온몸을 투신하니 님이신 당신께 드리는 내 사랑 전부를 

받아주소서! 세상의 사랑은 자기 것을 언제나 남길 수밖에 없는 것이오나 당신과의 사랑은 언제나 

내 것을 아무 것도 남길 수 없는, 당신 또한 아무 것도 당신 것을 남길 수 없는 사랑이오니 우리는 

영원히 아버지 안에 ○날로 생명의 영이 머무르는 ○날을 감사와 찬양을 드리며 온 세상을 빛으로 

가득가득 채울 뿐이옵니다. 까만 밤중일수록 더욱 더 찬란한 것입니다.

<박성구 예수마리아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