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2년도 교구장 사목교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되새기며- 

“나는 그들과 함께 살며 그들 가운데서 거닐리라.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
                                                      (2코린 6,16)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과 가정, 본당 공동체, 교구민 모두에게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과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서울대교구는 2020년을 전망하면서 작년부터 중장기 계획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교구 정책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지난해 우리 교구는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코 16,15)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온 교구민이 합심하여 아름다운 사목적 열매를 풍성하게 거두었습니다. 지난 9월, 수십 년간 계획했던 명동성당 종합계획 1단계의 첫발걸음을 떼었습니다. 명동성당 종합계획은 교회가 세상과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 교회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인류는 급격한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풍요로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발달은 인류 사회 전체를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아와 빈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기심과 배타적인 자세는 사회적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다양한 계층 간의 갈등을 초래하며 서로간의 소통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통합과 일치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할 때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시대일수록 교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따라서 일치와 화해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에 참된 평화를 증거 해야 합니다. 서울대교구의 신자 수는 약 140만 명이고 인구 대비 신자의 비율은 13.4%(2010년 주교회의 통계)입니다. 모두 하느님의 은총에 힘입은 교구의 모든 사제들과 신자들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새천년기에 접어들면서 입교자 감소, 쉬는 교우의 증가, 청소년 계층의 외면, 수도 성소의 감소 등의 현상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날 세계화, 세속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우리 사회는 성장주의, 물질주의, 개인주의, 세속주의, 종교적 무관심 등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그리하여 교회 안에서도 복음의 가치보다 세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만연해 있습니다.

올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50주년입니다. 성령의 인도를 받아 교황 요한 23세께서 시작하신 거룩한 공의회는 이러한 현대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나침반입니다. 또한, ‘새로운 복음화’의 기원이 바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있기에 공의회의 정신을 되새기며 그 의미를 찾아보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여정이 될 것입니다.

자신을 복음화해야”(현대의 복음 선교 15항) 함을 ‘새로운 복음화’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바탕과 기원을 두고 있기에 개막 50주년을 맞이하는 올 한 해 동안 서울대교구 하느님의 백성 모두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되새기며, 공의회에서 전망하고 지향하였던 공동체를 향해가고 있는지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교회는 세상을 향해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표현으로 복음을 힘차게 선포함으로써 “온 인류를 위하여 일치와 희망과 구원의 가장 튼튼한 싹”(교회헌장 9항)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의 충실한 도구로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모든성직자들과 수도자, 모든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교회는 “가시적 집단인 동시에 영적인 공동체”로써 온 인류와 함께 걸어가 세계와 함께 동일한 지상 운명을 체험하고 있다. 교회는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쇄신되고 하느님의 가족으로 변화되어야 할 인류 사회의 누룩으로서 또 마치 그 혼처럼 존재한다. (사목헌장 40항)

2011년 대림절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추기경 정 진 석 니콜라오